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글· 이임경
용만이형 어디가?
서울역에서 처음 「형」이라 불렀던 용만이 형을 그리며 쓴 글입니다.
형, 어디쯤 가고 있는 거야 서울역 철로 끝자락 누군가 당신을 처음 "형"이라 불렀지 그 한마디에 눈빛이 살아났고 겨울바람에도 입김보다 따뜻한 말이었어
용만이 형, 우리가 함께 짐을 나르던 그날 기억나? 찢어진 발바닥으로 걷던 길 그 길 끝에 오이도 바다 냄새가 날 줄 누가 알았을까 단칸방에 불이 들어오고 벽에 옷걸이 하나 걸리던 날 우린 집이 뭔지 알았지 누가 뭐래도 거긴 형의 "처음 방"이었어
형은 자주 아팠지 발끝에서 시작된 병이 마음까지 잠식하던 날 교회 가는 차 안에서 말없이 우리에게 등을 보이던 형, 그래도 병원 가자는 말에 작게 고개를 끄덕였던 그날도 기억나
세상은 형을 노숙인이라 불렀지만 나는 형이라 부르고 동생이라 부르고 이젠 하늘의 별이라 불러야 할까봐 눈물이 나
용만이 형, 병원비 동분서주 하며 감당했던 날들 그건 돈이 아니라 형이 우리에게 남긴 값진 신뢰였어
형, 우린 아직 여기에 있어 우리가 살던 곳, 무너진 자리 이름 한 글자 적을 주소 하나에도 싸워야 하는 이곳에 우린 다시 형의 이름을 부르고 있어 “형, 어디 가?” 이젠 대답 없지만 하늘 어딘가서도 누군가 형을 따뜻하게 불러주고 있을 거야
형, 그립습니다 정말 많이.
— 이임경
